
<한국일보 김지은 논설위원 -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해야하는가> 리뷰

섀도우캐비닛 대표
한국일보 김지은 논설위원의 ‘삶도' 인터뷰 기사를 읽을 때마다 어느 정도 손이 가는 작업인지 가름이 잘 안 되었다. 인터뷰이들의 삶 곳곳을 다녀본 흔적들이 기사에서 묻어났기 때문이다. 한두 명 정도는 오랜 인연을 가진 분들일 수 있지만, 모든 인터뷰이가 그러진 않을 텐데, 마음 저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를 단번에 내주진 않았을 테고, 어떻게 이야기들을 끄집어냈을까 궁금했다.
그 궁금증은 그의 강의를 들으면서 해소되었다. 한 개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인터뷰이와 관련된 글, 기사 등을 최대한 다 읽고 조사한다고 한다. 당연한 전제일 텐데 과연 이대로 실행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나부터 그와의 강의를 준비하면서 그의 책과 기사를, 행적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고 조사를 했는지 물어봤을 때, 충분하지 못했다. 한다고는 했지만 부족했다. 강의 진행을 하는 내내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다시 한번 이런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정말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철저히 읽어야지, 공부해 마주 앉아야지 다짐했다.
“평균 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면 다들 깜짝 놀라요. 저는 질문으로 길잡이 역할을 할 뿐이고, 인터뷰이들이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다 털어내 주세요. 길게는 9시간 넘게 인터뷰를 진행한 적도 있어요.” 말이 5시간이고 9시간이지, 듣는 힘이 없으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좋은 질문은 어떻게 해서 가질 수 있느냐는 참석자의 질문에 그는 “짐작하지 않는 것, 이 사람은 이러리라 생각하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를 말하고 싶어요. 묻기 전엔 알 수 없는 걸요. 어떤 사건, 인물에 대해 단정해버리면 질문이 적어지게 되요. 미리 판단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너무 기초적인 것 같은 질문에서도 놀라운 답변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답했다.
“인터뷰도 결국 기 싸움이에요. 인터뷰이가 좋아하는 질문도 있지만, 답하기 싫어하는 질문도 분명히 있어요. 인터뷰이가 언짢아하면 기자도 사람인지라 움찔하게 되죠. 하지만 나 개인의 호기심을 해결하러 온 것이 아니고 독자들을 대신해서 온 것이라는 걸 기억해야 해요. 불편한 공기를 뚫고, 에둘러 가더라도 다시 한번 질문을 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위 답을 들으며 짜릿했다. 사실 한국 기자들에게 불만스러운 점이 하나 있었다. 질문을 잘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정치면을 볼 때마다, 정치인의 말을 그대로 받아적기만 하는 것 같아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기자가 속기사는 아니잖아. 어제 말과 오늘 말이 다르고, 앞 문장과 뒷 문장이 서로 충돌하는데, 그런 걸 질문하지 않고, 그냥 다 받아주니까, 정치인들도 자기가 하는 말에 책임을 지지 않고 그냥 막 던지기만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에, 지인들과 ‘정치 기사 모니터링팀'을 꾸려, 우리 나름대로 정한 기준을 따라, 좋은 정치 기사를 선정해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했었다. 그때 주요한 기준이 “물어야 할 것을 묻는가. 사안의 본질을 건드리는 질문을 하는가"였다.
불편한 질문을 하려고 하면 막상 주저되지 않나? 기자도 사람인지라 앞에 있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생길텐데라는 질문에 “좋은 관계가 좋은 기사를 만드는게 아니라, 좋은 기사가 좋은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상대가 답하기 싫어하는 현안에 대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답을 찾으려고 하고, 결국에 답을 끌어내면 취재원도 기자를 인정할 수밖엔 없어요. 자신을 비판하는 기사를 쓰더라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을 기반으로 쓰면, 그 기자를 기억할 수밖엔 없게 되요. 본인이 중요한 것을 전달해야 할 때가 있을 때는, 오히려 그 기자를 찾게 되요.”라는 답변에서 기자로서의 품격이 느껴졌다.
“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이면을 파헤치기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고,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하고, 무뎌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뇌의 근육을 계속해서 훈련해야 되요.”
“인터뷰할 때 기준은 새로운 것이에요. 어떤 기사든 독자들은 새로운 사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엔 없거든요. 새로운 사실을 얻어내려면 그 대상이나 사건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야 되요.”

“다시 직업을 선택할 기회가 있다고 해도 저는 기자를 선택할 것 같아요! ^^”
김지은 기자의 강의를 들으며, 우리에게 이런 기자가 있다는 게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이런 기사를 써내기 위해,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기 위해, 인터뷰이 삶 안에 담긴 보물을 캐내기 위해 그는 얼마나 자신을 세게 몰아붙일까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 그는 매번 배수진을 치고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정치를 마주하고, 현실을 마주하고, 권력자를 마주해, 그 앞에서 독자를 대신해 물어야 할 질문을 해주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지적해도 모순된 현실이 바뀌지 않는 현실에 기자라는 꿈을 계속 가져도 될지 두려움이 앞선다는 참가자의 질문에 “괜찮습니다! 해보면 됩니다. 할 수 있어요.”라고 희망을 불어넣어 주던 김지은 기자의 응원은, 다만 그분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에게, 또 섀도우캐비닛에도 해당하는 말이었다. “괜찮습니다. 해보면 됩니다. 할 수 있어요."
“새로운 길을 개척한 멋진 언니를 응원하며! 당신이 가는 길이 정답 ^^”
김지은 기자님의 책 “언니들이 있다"에 써주신 응원 글이다. 이 글귀처럼 우리가 만들어낸 길이 정답이 되도록 정말 열심히 달려가야겠다. 배수진을 치는 마음으로, 프론트라인에 서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동료와 함께 재미있게 건강하게 섀도우캐비닛을 만들어가야겠다 다짐했다. 섀도우캐비닛을 이렇게 응원해주는 언니가 있어 참 좋다!
<한국일보 김지은 논설위원 -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해야하는가> 리뷰
섀도우캐비닛 대표
한국일보 김지은 논설위원의 ‘삶도' 인터뷰 기사를 읽을 때마다 어느 정도 손이 가는 작업인지 가름이 잘 안 되었다. 인터뷰이들의 삶 곳곳을 다녀본 흔적들이 기사에서 묻어났기 때문이다. 한두 명 정도는 오랜 인연을 가진 분들일 수 있지만, 모든 인터뷰이가 그러진 않을 텐데, 마음 저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를 단번에 내주진 않았을 테고, 어떻게 이야기들을 끄집어냈을까 궁금했다.
그 궁금증은 그의 강의를 들으면서 해소되었다. 한 개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인터뷰이와 관련된 글, 기사 등을 최대한 다 읽고 조사한다고 한다. 당연한 전제일 텐데 과연 이대로 실행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나부터 그와의 강의를 준비하면서 그의 책과 기사를, 행적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고 조사를 했는지 물어봤을 때, 충분하지 못했다. 한다고는 했지만 부족했다. 강의 진행을 하는 내내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다시 한번 이런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정말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철저히 읽어야지, 공부해 마주 앉아야지 다짐했다.
“평균 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면 다들 깜짝 놀라요. 저는 질문으로 길잡이 역할을 할 뿐이고, 인터뷰이들이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다 털어내 주세요. 길게는 9시간 넘게 인터뷰를 진행한 적도 있어요.” 말이 5시간이고 9시간이지, 듣는 힘이 없으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좋은 질문은 어떻게 해서 가질 수 있느냐는 참석자의 질문에 그는 “짐작하지 않는 것, 이 사람은 이러리라 생각하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를 말하고 싶어요. 묻기 전엔 알 수 없는 걸요. 어떤 사건, 인물에 대해 단정해버리면 질문이 적어지게 되요. 미리 판단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너무 기초적인 것 같은 질문에서도 놀라운 답변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답했다.
“인터뷰도 결국 기 싸움이에요. 인터뷰이가 좋아하는 질문도 있지만, 답하기 싫어하는 질문도 분명히 있어요. 인터뷰이가 언짢아하면 기자도 사람인지라 움찔하게 되죠. 하지만 나 개인의 호기심을 해결하러 온 것이 아니고 독자들을 대신해서 온 것이라는 걸 기억해야 해요. 불편한 공기를 뚫고, 에둘러 가더라도 다시 한번 질문을 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위 답을 들으며 짜릿했다. 사실 한국 기자들에게 불만스러운 점이 하나 있었다. 질문을 잘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정치면을 볼 때마다, 정치인의 말을 그대로 받아적기만 하는 것 같아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기자가 속기사는 아니잖아. 어제 말과 오늘 말이 다르고, 앞 문장과 뒷 문장이 서로 충돌하는데, 그런 걸 질문하지 않고, 그냥 다 받아주니까, 정치인들도 자기가 하는 말에 책임을 지지 않고 그냥 막 던지기만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에, 지인들과 ‘정치 기사 모니터링팀'을 꾸려, 우리 나름대로 정한 기준을 따라, 좋은 정치 기사를 선정해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했었다. 그때 주요한 기준이 “물어야 할 것을 묻는가. 사안의 본질을 건드리는 질문을 하는가"였다.
불편한 질문을 하려고 하면 막상 주저되지 않나? 기자도 사람인지라 앞에 있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생길텐데라는 질문에 “좋은 관계가 좋은 기사를 만드는게 아니라, 좋은 기사가 좋은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상대가 답하기 싫어하는 현안에 대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답을 찾으려고 하고, 결국에 답을 끌어내면 취재원도 기자를 인정할 수밖엔 없어요. 자신을 비판하는 기사를 쓰더라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을 기반으로 쓰면, 그 기자를 기억할 수밖엔 없게 되요. 본인이 중요한 것을 전달해야 할 때가 있을 때는, 오히려 그 기자를 찾게 되요.”라는 답변에서 기자로서의 품격이 느껴졌다.
“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이면을 파헤치기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고,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하고, 무뎌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뇌의 근육을 계속해서 훈련해야 되요.”
“인터뷰할 때 기준은 새로운 것이에요. 어떤 기사든 독자들은 새로운 사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엔 없거든요. 새로운 사실을 얻어내려면 그 대상이나 사건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야 되요.”
“다시 직업을 선택할 기회가 있다고 해도 저는 기자를 선택할 것 같아요! ^^”
김지은 기자의 강의를 들으며, 우리에게 이런 기자가 있다는 게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이런 기사를 써내기 위해,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기 위해, 인터뷰이 삶 안에 담긴 보물을 캐내기 위해 그는 얼마나 자신을 세게 몰아붙일까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 그는 매번 배수진을 치고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정치를 마주하고, 현실을 마주하고, 권력자를 마주해, 그 앞에서 독자를 대신해 물어야 할 질문을 해주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지적해도 모순된 현실이 바뀌지 않는 현실에 기자라는 꿈을 계속 가져도 될지 두려움이 앞선다는 참가자의 질문에 “괜찮습니다! 해보면 됩니다. 할 수 있어요.”라고 희망을 불어넣어 주던 김지은 기자의 응원은, 다만 그분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에게, 또 섀도우캐비닛에도 해당하는 말이었다. “괜찮습니다. 해보면 됩니다. 할 수 있어요."
“새로운 길을 개척한 멋진 언니를 응원하며! 당신이 가는 길이 정답 ^^”
김지은 기자님의 책 “언니들이 있다"에 써주신 응원 글이다. 이 글귀처럼 우리가 만들어낸 길이 정답이 되도록 정말 열심히 달려가야겠다. 배수진을 치는 마음으로, 프론트라인에 서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동료와 함께 재미있게 건강하게 섀도우캐비닛을 만들어가야겠다 다짐했다. 섀도우캐비닛을 이렇게 응원해주는 언니가 있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