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레터]기후위기 시대, 지방의원에게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이 주어졌다

섀도우캐비닛





[CEO 레터] 기후위기 시대, 지방의원에게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이 주어졌다

 

김희원 섀도우캐비닛 대표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하 녹색성장 기본계획)'이 2023년 4월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각계각층의 폭넓은 의견 청취를 위해 과학기술계, 노동계・지역사회, 중소・중견기업, 청년・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토론회‧간담회(공청회 포함 총 15회)를 개최하고, 기본계획(안)에 각계의견을 적극 반영하였다고 했습니다. 그 반영의 결과 탄소중립·녹색성장과 관련된 법적·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청년과 미래세대 등 이해관계자가 직접 참여하는 이행점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보완내용이 이번 계획에 담겨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정부 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와 청년, 노동계 등이 가장 강하게 반발한 산업계의 감축 목표 하향 부분(14.5%에서 11.4%로 하향)과 다음 정부로의 감축 책임 전가 부분(현 정부는 25% 감축, 다음 정부는 75% 감축)이 전혀 수정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비공개로 논의하다 법정시한 3일 전 내용을 공개한 것도 문제지만 그 이후의 의견 수렴 과정도 내용 반영이 전혀 없는 요식행위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정의동맹은 기자회견을 통해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폐기 후 재수립하라”고 촉구할 만큼 같은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두고 서로의 생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하지만 이런 정부 발표에 대한 시민단체 그룹의 신뢰는 사라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에겐 신뢰가 필요합니다. 


세계적인 신뢰 전문가이자 옥스포드 대학교 사이드 경영대학원 초빙교수인 레이첼 보츠먼은 저서인 '신뢰 이동'에서 신뢰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연결해 주는 다리'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항상 모르는 것을 접하게 됩니다. 그 미지의 대상이 오늘 의지해야 할 낯선 사람일 수도 있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식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처음 접해보는 신기술일 수도 있고 처음 탑승해 보는 자율주행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미지의 대상을 만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이 낯선 사람은 괜찮을까? 이 식당은 맛있을까? 이 기술과 이 자율주행차는 과연 안전할까?' 걱정하게 됩니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위험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 위험 때문에 우리는 불안해지고 주저하게 됩니다. 레이첼 보츠먼은 이런 위험을 극복하고, 우리를 모르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바로 '신뢰'라고 말합니다. '이 사람은 지인이 추천해 줬기 때문에, 이 식당은 SNS 평이 좋기 때문에, 이 기술과 이 자율주행차는 안전에 대한 국가 공인 테스트를 통과했기 때문에' 등 저마다의 신뢰를 통해 불안과 주저함을 이기고 다음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기후위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현재 기후위기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구의 온도를 1.5℃ 이상 올라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향후 10년 이내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가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10년 뒤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합니다. 지구의 온도가 1.5℃ 이상 올라가지 않을 거라 자신할 수 없습니다. 탄소중립이 과연 달성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기후위기에 있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에는 큰 틈이 있어 보입니다. 그 틈에는 너무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불안하고 주저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에겐 이 위험을 건너게 해줄 다리가 필요합니다. 바로 '신뢰'가 필요합니다.

 


레이첼 보츠먼에 따르면 세 가지 신뢰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서 친숙한 사람에게 오는, 공동의 가치관과 유대와 지지 같은 사회적 자본에서 오는, 지역적 신뢰입니다. 이웃끼리 서로 잘 알고 있는 동네는 거리가 안전합니다. 이런 곳에선 지갑을 주우면 경찰서에 가져다줍니다. 옛 직장 동료가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합니다. 부모가 늦게 오는 옆집 아이를 맡아 저녁까지 챙겨주곤 합니다. 서로 믿고 도우며 함께하는 지역적 신뢰 속에서 높은 수준의 사회적 자본을 보유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도자와 전문가, 브랜드로 견고해지고 법원과 규제기관, 기업과 중개인을 통하는 제도적 신뢰입니다. 제도는 사회의 토대가 되는 규칙으로서 우리의 행동과 소통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제도에 의해 사회가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제도에 따라 움직일 거란 것을 믿고 있습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은행이 이 돈을 안전하게 지켜줄 거라고 믿습니다. 경찰은 나쁜 사람을 잡아들일 것이며 법원은 공평무사하게 판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업은 좋은 물건을 팔 것이고 중개인은 그 의무를 다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제도적 신뢰 속에서 사회는 예측가능하게 움직입니다. 


세 번째는 개인들 사이에 수평으로 오가며 네트워크와 플랫폼과 시스템을 통해 가능한 분산적 신뢰입니다. 기술이 발전하며 거대한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되면서 우리는 신뢰하지 못할 법한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게 됩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처럼 모르는 사람의 집에 머무르며 모르는 사람의 차에 올라탈 수 있게 됩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르는 사람의 약속에 투자하게 됩니다. 위키피디아에 올라가 있는 정보를 받아들이며 전통적 미디어보다는 SNS로 공유되는 개인의 의견을 더 믿게 됩니다. 분산적 신뢰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새로운 규칙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이 세 가지 신뢰가 필요합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적 신뢰가 필요합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동의하며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새로운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유대감이 필요합니다. 탄소중립을 위한 저마다의 노력에 박수와 응원함으로 서로를 지지해주는 기후위기를 위한 탄탄한 사회적 자본, 지역적 신뢰가 필요합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제도적 신뢰가 필요합니다.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기후위기 탄소중립 제도가 필요합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기업과 시민사회가 모두 힘을 합하여 나아감으로 우리 사회가 탄소중립에 이를 수 있으리라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 제도를 제대로 시행한다는 제도적 신뢰가 필요합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분산적 신뢰가 필요합니다. 지역과 사회를 넘어 모두가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이라는 가치로 연결됨이 필요합니다. 서로의 생각에 공감과 좋아요로 응원하며 서로의 활동에 챌린지로 참여하며, 우리 모두가 기후위기를 위해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분산적 신뢰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 세 가지 신뢰를 만들어 감에 있어 지방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의원의 가감 없는 이야기를 담은 <나는 지방의원이다-가장 가까운 정치의 가장 몰랐던 이야기>를 출판하면서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보다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지역의 어르신을 위한 김치 담그기, 추운 겨울 에너지 취약 계층을 위한 연탄 나르기 봉사 등 행정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곳을 찾아 지원하는 봉사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통학로 개선, 가로수 교체, 쓰레기 수거 처리 등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민원 해결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적 신뢰를 만들어 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채식 선택권 보장을 위한 환경 조성에 관한 조례 제정,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지원 조례 제정 등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조례를 만드는 입법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행정 사무 감사를 통해 올바른 행정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행정가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몇백억에서 몇천억에 이르는 거대한 예산이 올바르게 사용되는지 살펴보기 위해 밤을 새우며 서류를 보는 회계사의 모습 또한 볼 수 있었습니다. 정책의 현장에서 공공의 영역에서 제도적 신뢰를 만들어 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대 여성 자살률에 대한 5분 발언을 릴레이로 이어가며 지역을 넘어 공동의 가치로 연결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압도적인 의정활동을 통해 새로운 지방의원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전국에서 모여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매일 새로운 내용이 쏟아져 헷갈리는 탄소중립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며 기후위기에 대처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역을 넘어 가치로 연결되는 분산적 신뢰를 만들어 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지방의원에게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이 주어졌습니다. 지역의 온실가스 정보와 통계를 보고받고 확인하는 지역적 신뢰를 만드는 역할입니다. 규정된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와 역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관 조례를 제정할 제도적 신뢰를 만드는 역할입니다. 그리고 이런 활동을 공유함으로 탄소중립이 우리 모두의 가치임을 인지할 수 있게 하는 분산적 신뢰를 만드는 역할입니다. 이 세 가지 신뢰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역할이 지방의원에게 주어졌습니다. 


앞으로 1명의 지방의원이 만들어 낼 세 가지 신뢰에 주목합니다. 전국 3,875명의 지방의원이 만들어 낼 탄소중립 영향력에 주목합니다. 이번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지방의원 정책개발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섀도우캐비닛에게도 새로운 역할이 주어진 것 같습니다. 1명의 지방의원이 이 세 가지 신뢰를 잘 만들 수 있게 함에 있어, 전국 3,875명의 지방의원이 주어진 새로운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게 함에 있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역할이 저에게는 주어진 것 같습니다. 신뢰의 다리를 만드는 일에, 그 다리를 통해 탄소중립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함께 하고자 합니다. 우리에겐 신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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