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 레터]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꿈꿀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김희원 섀도우캐비닛 대표
우리 정부는 2023년 3월 21일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하 탄소중립 기본계획이라 통칭)을 발표하였습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여 탄소중립 사회로 이행하고 환경과 경제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한다는 국가 비전을 선포하였습니다.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책임있는 실천, 질서있는 전환, 혁신주도 탄소중립・녹색성장이라는 3대 정책 방향 하에 4대 전략, 12개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계획하에 미래가 어떻게 달려지는지 그 모습을 각종 숫자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대신 저탄소 신기술 기반 에너지가 더 많이 생산된다는 미래가,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된다는 미래가, 에너지 효율과 자원 재활용률이 향상된다는 미래가 와닿지 않습니다. 무공해차 중심 수송체계로 움직이며 기술혁신으로 신산업이 창출된다는 미래, 산림의 흡수능력이 강화되고 갯벌이 복원 확대된다는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 안에 나의 삶이 어떨지 상상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국제평가기관 저먼워치, 기후 연구단체 뉴클라이밋연구소와 기후행동네트워크(CAN)이 함께 발표한 ‘2023 기후변화대응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CCPI)'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덴마크, 그중에서도 수도 코펜하겐의 사례와 비교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인 60곳 중에서 57번째로, 한국보다 더 나쁜 평가를 받은 나라는 카자흐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3개국뿐이었습니다.
덴마크는 오일쇼크를 경험한 1970년대 중반부터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정책을 꾸준히 추진하여 유럽에서 가장 낮은 에너지집약도와 높은 분산에너지 생산율을 보이고 있는 국가로 변화하였습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면서도 에너지효율은 높은 사회경제 구조로 탈바꿈시켜 나갔습니다. 그 결과 2023 CCPI 국제 및 국가 기후 정책 모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후 정책의 가장 진보적인 국가가 되었습니다.
가장 진보적인 기후 정책 국가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이에 더해 2025년까지 탄소중립도시가 되겠다는 '2025년 탄소중립도시'를 선언한 전 세계 최초의 도시입니다. 2002년부터 3번에 걸쳐 마련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후계획'에 따라 성실한 진전을 이루고 있는 도시입니다. 목표 달성정도를 평가하여 다음 로드맵에 반영하는 행동기반 평가방식을 적용하여 기후계획 달성을 관리하고 있어 코펜하겐의 탄소중립도시는 실현가능하면서 현실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코펜하겐은 전체 가구의 98%가 광범위한 지역난방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 냉·난방 등 열로 인해 발생하는 CO2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더해 1960년대 이후 추진된 '보행자를 위한 도시계획' 이른바 핑거플랜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구조 덕분에 시내 중심가의 차는 줄고 점점 더 많은 거리가 보행자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용을 확대할 수 있는 토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계획과 토대 위에서 코펜하겐은 에너지사용은 줄이면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흔들림 없이 구현해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 외에도 바이오매스, 폐기물, 지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가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풍력으로 460MW를 공급하고 도시 전체 전기소비량 이상을 풍력 및 바이오매스만으로 공급할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계획 실현이 가능했을까요?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저는 함께 꿈꿀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에너지 전환의 꿈을 정부와 시민이 함께 꾸었기에, 1960년대부터 보행자 중심의 도시를 지자체와 시민이 함께 꿈꾸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숙의과정을 거칠 수 있는 민관 거버넌스 체제를 통해 함께 꿈꿀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과 기업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함께 꿈 꿀 수 있었기 때문에 시민의 지지와 공감이 있었고, 그렇기에 이러한 코펜하겐의 모습이 만들어 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자동차 운행을 많이 할수록 세금을 더 물어야 함을 인정하면서, 매우 비싼 주차비와 거주자의 연간 주차비가 크게 인상되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코펜하겐 어디든 자전거로 단 20분 만에 이동 가능한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서는 걸 받아들이면서, 코펜하겐 내 3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7만 2천 가구에 난방을 공급하면서도 벽면과 지붕에 스키 슬로프와 산책로 및 암벽등반시설까지 갖춘 30만명 방문자의 여가공간이자 지역 명소인 CopenHill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앞서 우리 정부에서 보여준 미래의 모습이 와닿지 않았던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그 미래를 꿈꿔보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아니면 꿈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아니면 우리가 꾼 꿈이랑은 다르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제라도 함께 꿈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 꿈꿔보지 않고는 그 꿈을 향한 계획을 도저히 수립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에겐 시간이 없습니다. 탄소중립 기본법에 의해, 정부의 탄소중립 기본계획이 발표되면 1년 이내에 이에 맞춘 광역 지자체의 탄소중립 기본계획이 발표되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기초 지자체의 탄소중립 기본계획 또한 발표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어떻게 탄소중립을 실현할 지 그 계획이 이제 1년 이내에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 뉴스레터가 발송되는 오늘은 4월 11일입니다. 이제 19일만 지나면 5월이 되어 각종 가정의 달 행사로 바쁜 날을 보내게 됩니다. 6월이 되면 2022년 예산을 결산하는 데 시간을 쏟게 됩니다. 7월과 8월 장마와 태풍에 대처하고 휴가를 보내고 오면 추석과 각종 지역 행사가 이어지는 9월과 10월이 됩니다. 9월과 10월 정신없이 인사다니다 보면 어느새 2024년 사업 계획은 이미 세워져 있고 그 사업 계획에 따른 예산을 심사하는 11월이 됩니다. 11월이 되어 부랴부랴 계획을 세워보려 하지만 사실 예산을 감액하는 정도의 일밖에는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12월 최종 예산이 통과되어 2024년 1월부터 그 계획이 실행되게 됩니다. 이렇게 따져보면 정말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5월~10월까지 우리에게 단 6개월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 6개월 동안 계획을 다 수립해야 하는데 과연 우리는 꿈 꿀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꿔보고 싶습니다. 꿈꿔야 한다 생각합니다. 함께 꿈꿔본다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지금 같이 꿈꿔보는 미래가 곧 다가올 우리의 일상이 될 것입니다.
[CEO 레터]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꿈꿀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김희원 섀도우캐비닛 대표
우리 정부는 2023년 3월 21일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하 탄소중립 기본계획이라 통칭)을 발표하였습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여 탄소중립 사회로 이행하고 환경과 경제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한다는 국가 비전을 선포하였습니다.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책임있는 실천, 질서있는 전환, 혁신주도 탄소중립・녹색성장이라는 3대 정책 방향 하에 4대 전략, 12개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계획하에 미래가 어떻게 달려지는지 그 모습을 각종 숫자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대신 저탄소 신기술 기반 에너지가 더 많이 생산된다는 미래가,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된다는 미래가, 에너지 효율과 자원 재활용률이 향상된다는 미래가 와닿지 않습니다. 무공해차 중심 수송체계로 움직이며 기술혁신으로 신산업이 창출된다는 미래, 산림의 흡수능력이 강화되고 갯벌이 복원 확대된다는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 안에 나의 삶이 어떨지 상상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국제평가기관 저먼워치, 기후 연구단체 뉴클라이밋연구소와 기후행동네트워크(CAN)이 함께 발표한 ‘2023 기후변화대응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CCPI)'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덴마크, 그중에서도 수도 코펜하겐의 사례와 비교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인 60곳 중에서 57번째로, 한국보다 더 나쁜 평가를 받은 나라는 카자흐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3개국뿐이었습니다.
덴마크는 오일쇼크를 경험한 1970년대 중반부터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정책을 꾸준히 추진하여 유럽에서 가장 낮은 에너지집약도와 높은 분산에너지 생산율을 보이고 있는 국가로 변화하였습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면서도 에너지효율은 높은 사회경제 구조로 탈바꿈시켜 나갔습니다. 그 결과 2023 CCPI 국제 및 국가 기후 정책 모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후 정책의 가장 진보적인 국가가 되었습니다.
가장 진보적인 기후 정책 국가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이에 더해 2025년까지 탄소중립도시가 되겠다는 '2025년 탄소중립도시'를 선언한 전 세계 최초의 도시입니다. 2002년부터 3번에 걸쳐 마련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후계획'에 따라 성실한 진전을 이루고 있는 도시입니다. 목표 달성정도를 평가하여 다음 로드맵에 반영하는 행동기반 평가방식을 적용하여 기후계획 달성을 관리하고 있어 코펜하겐의 탄소중립도시는 실현가능하면서 현실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코펜하겐은 전체 가구의 98%가 광범위한 지역난방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 냉·난방 등 열로 인해 발생하는 CO2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더해 1960년대 이후 추진된 '보행자를 위한 도시계획' 이른바 핑거플랜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구조 덕분에 시내 중심가의 차는 줄고 점점 더 많은 거리가 보행자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용을 확대할 수 있는 토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계획과 토대 위에서 코펜하겐은 에너지사용은 줄이면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흔들림 없이 구현해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 외에도 바이오매스, 폐기물, 지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가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풍력으로 460MW를 공급하고 도시 전체 전기소비량 이상을 풍력 및 바이오매스만으로 공급할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계획 실현이 가능했을까요?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저는 함께 꿈꿀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에너지 전환의 꿈을 정부와 시민이 함께 꾸었기에, 1960년대부터 보행자 중심의 도시를 지자체와 시민이 함께 꿈꾸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숙의과정을 거칠 수 있는 민관 거버넌스 체제를 통해 함께 꿈꿀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과 기업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함께 꿈 꿀 수 있었기 때문에 시민의 지지와 공감이 있었고, 그렇기에 이러한 코펜하겐의 모습이 만들어 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자동차 운행을 많이 할수록 세금을 더 물어야 함을 인정하면서, 매우 비싼 주차비와 거주자의 연간 주차비가 크게 인상되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코펜하겐 어디든 자전거로 단 20분 만에 이동 가능한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서는 걸 받아들이면서, 코펜하겐 내 3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7만 2천 가구에 난방을 공급하면서도 벽면과 지붕에 스키 슬로프와 산책로 및 암벽등반시설까지 갖춘 30만명 방문자의 여가공간이자 지역 명소인 CopenHill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앞서 우리 정부에서 보여준 미래의 모습이 와닿지 않았던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그 미래를 꿈꿔보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아니면 꿈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아니면 우리가 꾼 꿈이랑은 다르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제라도 함께 꿈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 꿈꿔보지 않고는 그 꿈을 향한 계획을 도저히 수립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에겐 시간이 없습니다. 탄소중립 기본법에 의해, 정부의 탄소중립 기본계획이 발표되면 1년 이내에 이에 맞춘 광역 지자체의 탄소중립 기본계획이 발표되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기초 지자체의 탄소중립 기본계획 또한 발표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어떻게 탄소중립을 실현할 지 그 계획이 이제 1년 이내에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 뉴스레터가 발송되는 오늘은 4월 11일입니다. 이제 19일만 지나면 5월이 되어 각종 가정의 달 행사로 바쁜 날을 보내게 됩니다. 6월이 되면 2022년 예산을 결산하는 데 시간을 쏟게 됩니다. 7월과 8월 장마와 태풍에 대처하고 휴가를 보내고 오면 추석과 각종 지역 행사가 이어지는 9월과 10월이 됩니다. 9월과 10월 정신없이 인사다니다 보면 어느새 2024년 사업 계획은 이미 세워져 있고 그 사업 계획에 따른 예산을 심사하는 11월이 됩니다. 11월이 되어 부랴부랴 계획을 세워보려 하지만 사실 예산을 감액하는 정도의 일밖에는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12월 최종 예산이 통과되어 2024년 1월부터 그 계획이 실행되게 됩니다. 이렇게 따져보면 정말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5월~10월까지 우리에게 단 6개월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 6개월 동안 계획을 다 수립해야 하는데 과연 우리는 꿈 꿀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꿔보고 싶습니다. 꿈꿔야 한다 생각합니다. 함께 꿈꿔본다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지금 같이 꿈꿔보는 미래가 곧 다가올 우리의 일상이 될 것입니다.